경북도가 28일 도청 화백당에서 미국, 호주, 캐나다, 영국, 남아공, 러시아에 살고 있는 재외동포 2세 44명에게 우리 선조들이 성장한 자녀를 성인으로 인정하면서 책임을 부여하는 성년례를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경북 출신으로 해외에서 활약하는 자문위원 등이 추천한 21~31세의 경북 연고 청년들이다.
이들은 경북도와 경북문화재단이 지난 24일 시작한 ‘K-디아스포라 청소년 정체성 함양지원 프로그램’에 참가하기 위해 모국을 방문했다.
서울과 충주를 거쳐 전날 문경새재 걷기를 시작한 이들은 다음 달 2일까지 안동, 영주, 칠곡, 구미, 포항, 경주 등을 방문한다.
관례에서 청년들(관자)에게 갓을 씌워주고 성년으로서 가져할 자세를 일깨우는 ‘큰손’ 역할은 이철우 도지사, 아침편지문화재단 고도원 이사장, 코리아헤럴드 최진영 대표이사, DGB금융그룹 김태오 회장 등이 맡았다.
계례는 안동여성청년유도회 김순희 고문, 안동 내방가사 전승보존회 이선자 회장, 영남대 이은정 교수, 김천대 윤옥현 총장 등이 했다.
이날 관례에 참여한 손경호씨(30·영국)는 “경북 예천이 고향인 부친께서 ‘고향을 알고 오라’고 추천해 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됐다”며 “한국인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옛 문화를 알고 중요하게 보존하며 잊지 않는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북도는 지난해 2월 재외동포 청소년에 대한 한민족 정체성과 유대관계 강화, 미래 인적자원 발굴 육성을 위해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비영리법인으로 만들어진 K-디아스포라 청년 프로젝트 추진연대와 업무협약을 체결, 이번 연수 프로그램을 주최했다.
경북도에 따르면 세계 각 지역에 이주해 생활하고 있는 재외동포(K 디아스포라)는 193개국 750만 명이다.
이 가운데 9~24세 청소년이 200만 명 정도로 2~4세대가 대부분이어서 문화·언어적으로 상당한 괴리를 두고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철우 도지사는 참가자들에게 “안동을 방문한 엘리자베스 여왕이 ‘코리아 인 코리아’라고 말했던 것에서 알듯 K-팝 재료의 대부분이 경북에서 만들어졌다”며 “한국의 피를 가진 여러분이 세계를 빛내고 자랑스러운 사람이 되려면 한국을 알아야 하고, 정체성을 갖도록 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지사는 “나도 정체성을 배워나가는 중이니 여러분들도 이번에 배운 경북인의 정체성을 친구들에게 전하고 우리 말 한글을 자부심을 갖고 잘 배워달라”고 당부했다.
문정화 기자 moonjh@idaegu.com